아직까지는 한국서 산 년수가 더 많지만,
이곳 생활에 익숙해지고 적응하다 보니
한국에 대한 추억과 기억들은 점점 희미해져 간다
원래 십 년 단위로 크게 하는 거라
이번에는 그냥 조용히 넘어가려 했는데...
이게 또 생각의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네
아무리 까먹는다 해도 17년 전은 또렷하다
10월 9일 화요일 오전에는 어학교육원
수업 마지막으로 듣고 저녁에는
합창정기연주회 열연하고
(곡목은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
10일 수요일 교수님들 한 분 한 분
찾아뵈어 마지막 인사드리고
11일 목요일 마침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었다
20주년 돼도 지금과 똑같은 소리 하겠지
그때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누구와 함께 살고 있을까?
지금으로 봐서는 불확실한 미래인데
과연 나에게 새로운 기회라는 게
찾아오기라도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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