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컴퓨터에 대한 추억과 기억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사실 나는 컴퓨터를 그렇게 썩 잘 다루지 못했다. 학교 컴퓨터실에서 단체로 이메일을 만드는 수업이 있었는데 그 당시 나의 독수리 타법을 보시고 선생님께서 혀를 끌끌 차실 정도였다. 장애 때문에 거의 왕따로 지냈던 나는 점심시간, 저녁시간만 되면 오로지 음악 만을 듣기 위해 컴퓨터실로 달려가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이것만이 그 당시 나의 유일한 낙이었다.

 

나의 '부족함'은 집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애청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내는 것이었는데, 타자는 둘째치고 사연을 전송하고 웹사이트를 바르게 이용하는 시스템 자체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사연이 겨우 전달되어 읽히게 되었는데 디제이님께서 나의 사연을 읽어주셨을 때도 여기에 대한 지적을 하셨던 기억이 또렷이 난다.

 

 

이것이 바로 그 당시 내 방에 있던 컴퓨터 모습인데 보시는 바와 같이 공부와는 전혀 관계없는 게임이나 음악 듣기만을 주로 즐겼었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나의 컴퓨터 다루는 실력은 급상승하게 되었다. 전공 특성상 특정 음악 관련 프로그램을 다루어야 했었고, 또 각종 레포트 등을 작성해야 했기에 문서 작업 또한 필수였다. 이때쯤부터는 위의 괴물? 컴퓨터는 치워지고 말끔한? 노트북을 쓰게 되었는데 요즘 시대처럼 들고 다닐 만큼 휴대성이 좋은 건 아니었고, 또 당시 상황으로 봐서도 랩탑을 캠퍼스에 들고 다니는 대학생 또한 아무도 없었다. 칠판도 교재도 필기도 오로지 아날로그에만 맡겼던 시대였다. 이것이 바로 딱 20년 전의 일이다.

 

미국 이주에 대한 계획이 슬슬 잡히기 시작하면서 나는 미국 사이트들에도 관심이 생겼다. 그러면서 알게 된 곳이 바로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이 더 먼저 생겨났긴 했지만 페이스북은 미국 와서 알았고, 이 마이스페이스를 알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돈 모엔이라는 유명 경배와 찬양 워십리더를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이것이 바로 명백하고 명확한 증거인데 직접 답장도 몇 번 왔었고 여러 차례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았었다. 하지만 내가 어느 순간 이름도 바꾸고(아마 본에서 닉으로 바꾼 거 같음) 이 분도 점점 모르는 사람 친구를 다 받아주시면서 나는 결국 이분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고 마이스페이스 자체도 완전히 새롭게 리뉴얼되면서 대안을 찾던 중 페이스북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아니지만 페북에서도 (마스의 나를 기억하고 계셨을는지는 모르지만) 이분과 간단하게 소통 좀 했었다.

 

이십 년이 넘는 지금까지 나는 개인용 PC를 윈도 컴퓨터만 다뤄왔었다. 음대 미디실에는 그 당시에 이름조차 전혀 몰랐었던 맥 기반의 컴퓨터가 있었는데(이것조차도 두리뭉실하게 '맥 기반'이라고 하니 진짜 관심 없긴 없는 듯), 당시 쓰면서 많이 불편하다고 체감했었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윈도 창의 디자인 같은 세세한 부분들마저도 나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결국에는 이것이 오히려 나에게 있어서 윈도 PC에 대한 충성심을 더 키워준 결과가 되었다.

 

아무튼 그 당시에 제일 핫했던 싸이월드 그리고 다음 카페.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 카카오톡이 개발되기 전 이 두 곳은 당시 같은 과 선후배, 동기들, 그리고 졸업 후에는 동창회와 소통하는 거의 유일한 커뮤니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피쳐폰 시대여서 공지사항을 문자로 전달받는 것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나는 또 나름 맹활약을 했었는데 이 당시 교수님들과 동기들 눈에 보여지고 비춰진 나의 모습은 '컴퓨터 잘 다루는 학생'이었고 실제로 칭찬도 몇 번 듣곤 했었다.

 

아무튼 컴퓨터에 대한 나만의 썰은 이만하면 된 거 같고, 싸이월드 하니까 블로그까지 했었던 게 문득 떠올라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다들 미니홈피만 강조하는데 내가 눈이 안 좋아서 그런가 블로그 디자인이 끌리고 큰 매료를 느꼈었기 때문이다. 모르시는 분들은 검색해보시면 아마 나올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

 

 

 

 

 

 

 

ps:난 단순한 것만 기억해서 한국서 윈도 무슨무슨 버전 썼는지 기억못함 구오 구팔 엑스피.... 아이구~ 헷갈려! 나는 오로지 미국 건너와서 쓰기 시작했던 세븐부터 지금의 일레븐까지 확실하게 기억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