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용카드비의 납부 기한을 깜빡하고 며칠 연체한 경우

 

* Photo by ron2025 on Pixabay

 

 

이런 일이 자주 있으면 안 되지만 다른 현세에 시달리고 치이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일들을 깜빡하고 놓치기 마련이다. 나 역시도 지난달 큰 일을 치렀다. 매달 중순쯤에 내는 인터넷이며 모바일 통신비 요금 이 두 가지가 auto pay로 전환이 되면서 정작 그 기간에 손수 내어야 했던 어머니의 신용카드비의 납부일을 딱 하루를 넘기고서야 생각이 나서 내게 된 것이었다.

 

딱 하루 차이일 뿐인데 연체비와 이자가 붙는 게 조금은 억울하게 느껴져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다행히 대부분의 카드 회사에서는 만약 생전 처음 있는 일이고 매달 카드값을 잘 내왔던 사람이라면 면제를 신청할 자격이 된다고 다들 이구동성으로 알리고 있었고, 어머니께서 쓰시는 이 신용카드 회사의 홈페이지 역시 실제로 그렇게 명시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밀린 일수도 사실 중요한데 한 달 이내라면 면제가 손쉽게 가능하다고 하는 거 같았다. 만약 30일을 넘기면 이런저런 일들로 문제가 심각해져 보인다)

 

괄호 속 내용은 그렇다 치고 그러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느냐인데 극내향인이고 영어가 서툰 나는 전화가 너무나도 두렵게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이 낯선 waive란 단어를 제대로 발음할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고지서를 받은 후 일단 홈페이지를 접속해 보니 챗봇과 대화할 수 있는 창이 있어서 밑져 봤자 본전이라는 마음에 이들이 일하는 시간, 대화를 시도했다.

 

그래서 결과는 0.005초 만에 성공! 나는 단지 입력창에 late fee를 치고 그다음 뜨는 창에서 그렇게나 간절히 원했던 단어 waive가 나와서 바로 클릭했을 뿐인데 진짜 빛의 속도로 일처리가 되는 걸 보고 가히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다시 한번 미국에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많은 이유에 대해서도 조금 더 납득이 되면서 한편으론 얘네들이 사람 대신 일하는 게 조금은 무서웠다.

 

아무튼 일은 잘 해결이 되었고 며칠 뒤 홈페이지에 다시 접속하니 late fee와 이자가 면제되었다는 거래내역이 떴었고 오늘 그러니까 현지시각 미국 7월 25일 오후 우편으로 받은 종이로 된 statement에서도 이 둘을 제한 금액이 다음 달 최종적으로 내야 할 balance로 찍혀 나와서 어머니와 나는 안도의 한숨을 비로소 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실수 반복하지 않기로 둘 다 굳게 맹세했다.

 

(최소 due date 이틀 전에는 내기로 했음)

 

글이 다소 진부해서 요약을 쉽게 드리자면, 미국 신용카드 bill의 납부일을 깜빡하여 실수로 하루나 며칠 늦게 낸 일이 생전 처음이라면 카드 회사에 전화로, 혹은 해당 웹사이트를 통하여 면제(waive)를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이것이 상습적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되풀이되면 면제 대상에서 제외될뿐더러 신용 점수가 깎일 수 있으니 주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