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lor Moon - Luna Robot Cat 한국과 미국을 비교한다는 거 자체가 무의미하다 - 미국사람 바로코의 좌충우돌 이야기
미국사람 바로코의 좌충우돌 이야기
작성일
2024. 8. 7. 08:07
작성자
지쇼쿠 바로코

투고(to go)할 간짜장을 기다리는 와중에 찰칵

 

 

오늘 저녁 식탁 교제의 화두는 바로 나와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카운티와 주에 관한 것이었다. USA Today에서 최근 어떤 통계가 나왔는데 미국의 많고 많은 카운티들 중에서 top 50을 추린 가운데, 그중 우리가 속한 카운티가 거의 중간 지점에 랭킹이 되었던 것이다. 방금 구글링 한 결과 미국 내에는 3천 개가 넘는 카운티들이 있는데 50위 안에 들어가는 것만 해도 대단할 따름이다.

 

한 두 달만 있으면 미국 생활도 벌써 17년째가 된다. 미국 이민이라는 계획 속에서 어느 지역으로 갈지 아직 정하지 못하던 때에 하나님께서 좋은 사람들을 붙어 주셔서 조지아주로 오게 되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언어도 자유롭지 못해서 두려운 가운데 가까이 위치한 한인타운은 정말 한줄기 빛과도 같았다. 오죽하면 모든 수속을 다 마치고 미국 땅을 맨 처음 밟은 그 순간에 맨 처음 들었던 언어도 한국어였고, 고속도로 위 차창 밖을 문득 봤을 때도 한국어 피켓? 같은 것이 있어서 진짜 여기가 미국이 맞는 건지 어안이 벙벙했었다.

 

게다가 제일 이해가 안 되었던 부분은 다들 애틀랜타 산다고 하는데 정작 애틀랜타는 공항을 위시한 도심지역이고, 외곽으로 올라오니 (그 당시 기준으로는) 낯선 시 이름이며 카운티 이름들을 접하고 좀 의아해했었다. 하지만 이건 지역 뉴스를 시청하면서 바로 개념이 잡히기 시작했다. 앵커들과 기자들이 메트로 애틀랜타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애틀랜타 산다는 말은 정작 중요한 앞의 메트로란 단어를 생략하고 쓰는 격. 우리말로 억지로 번역하자면 광역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애틀랜타 도시 자체는 몇십만 밖에 안 되는 인구이지만, 메트로라고 지칭했을 경우에는 여기에 거의 서른 개 가까운 카운티들이 추가로 포함되고 총인구수는 지금 2024년 기준으로 6백 만이 넘는다고 한다.

 

(이 중에서 한인 인구가 제일 많다는 귀넷 카운티의 총인구수가 최근에 백만을 돌파했다고 한다)

 

앞서 말했던 17년 전의 스와니 혹은 둘루스의 한인타운이나 지금의 한인타운이나 외형적으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거 같다. 그나마 한인마트수가 더 늘어나서 전체 메트로에 있는 한인마트 수는 거의 열 개에 육박할 정도. 심지어 유튜브에서도 시청했었던 (프로그램 이름 까먹은) 72시간 애틀랜타 한인타운 밀착 취재 같은 경우도 거의 십 년 전쯤 방송이지만 지금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그럼 이쯤되어서 제목에서 말한 걸로 살을 붙이고자 한다. 사실 우리 같은 이민자의 입장에서는 양국 간에 비교를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 쓰레드 같은 SNS에서도 흔히들 접할 수 있는 주제거리이다. 특히 의료 관련해서는 나도 이 논쟁에 동참하여 잠시 휘말리긴 했지만 미국을 무조건 까내리는 걸 선동하는 건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더 자세한 건 골머리 아파서 생략)

 

일단 의료 이걸 떠나서 한국과 미국 이 두 나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당장에 보이는 땅덩이며 국토 면적만 하더라도 미국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북미 대륙을 캐나다와 함께 장악하고 있는 거대한 나라, 그런데 이걸 50개로 나누었으니 각 주는 독립된 나라들이라 봐도 부방하다. 그런데 같은 주라도 카운티별로 또 다 다르다. (가장 실감 나는 부분이 세금과 교육) 그래서 미국 생활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성급한 일반화는 정말 삼가고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내가 겪은 것이 미국의 전부는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메트로 개념에서 그리고 위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국의 복작복작한 도시에서 살다가 잠시 놀러 혹은 거주하러 온 한국인 입장에서는 이런 교외 혹은 외곽 지역이 시골로 보일 수 있는데 이것 또한 위험한 발상이다. 그런 한국식 생활은 뉴욕의 맨해튼이나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 같은 곳이고 외곽으로 빠지면 거의 단층건물들만 즐비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또한 미국의 영토가 워낙에 거대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 그렇다고 미국인들은 결코 그리고 절대 이걸 suburb라고 하지 시골이라 칭하지 않는다. 물론 도시개발이 거의 안 된 깡촌이 여전히 존재하는 곳도 수두룩하긴 하지만.

 

내가 브이로그를 전문적으로 찍는 사람 같으면 하나하나 비디오로 찍어서 보여드릴 수 있는데 결코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아마 잘만 찾으면 이곳 조지아주의 한인타운을 비롯한 유명 명소들 같은 곳을 브이로그 형태로 찍어서 올린 유튜버들도 많은 줄 아니까 그런 델 잘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리고 덧붙어서 애틀랜타 한인타운 나왔다는 그 방송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을 시점, 때마침 여행 유튜버로 유명하신 영알남 님께서 사실 여기 애틀랜타를 찾아와 주셔서 몇 개 영상을 찍어 올리셨다. 아마 그걸 찾아보셔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글로도 치면 나오니까 굳이 여기에는 링크를 걸지 않겠다.

 

 

 

 

추신 1: 사실 서배나 당일치기 간 것 빼고는 메트로 지역만 주로 다니니까 조지아주에 대해서 여전히 잘 모르는 게 현실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적도 바뀌었겠다 내가 사는 카운티가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고 알아주는 곳이겠다 그리니 "나는 조지아 사람이다" (I'm Georgian)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매일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 삶이 어떻게 바뀔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타주에 만약 이사가게 되면 제2의 고향과도 같은 복숭아 주(州) 이곳을 많이 그리워할 거 같다.

 

 

 

추신 2: 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조지아주에서 스페니쉬를 제외하고 제일 많이 쓰는 외국어가 놀랍게도 한국어란다. 이게 십 년 단위로 조사하는 거라서 앞으로 또 어떻게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