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가 발표된 지는 거의 한 달이 다 되어 가지만 이 블로그를 시작함에 있어서 늦게나마 알리는 게 좋겠다 싶어서 쓰게 되었다.
출처: https://youtu.be/IWnj91xAq7o?si=__zCnowfJc6FhesS
나에게 있어서 클램프란 존재를 알게 해 준 나름 의미 깊은 작품. 세일러문을 그렇게나 좋아하던 동생을 간곡히 완강히 말려서 기어코 SBS로 채널을 돌려 보기까지 한 투기가 있었다. (동생은 이게 평생의 한으로 남음) 물론 비디오 녹화 기술이 있긴 했지만 그 당시는 티브이에서 못 보면 재방송하지 않는 이상 다시는 영영 못 보는 줄만 알았다.
세월이 흐르고 미국에서 레이어스에 관한 일본어 책이란 책은 다 모았고 무려 영어 자막본과 영어 더빙본이 함께 포함된 DVD까지 갖추게 되었다. 일본어 공부한답시고 무한반복재생하며 대사도 따라 해 보지만 결국 기억에 남는 건 "믿는 마음이 힘이 된다" 뿐.
새로운 시리즈가 나왔던 카드캡터 사쿠라를 비롯한 클램프의 다른 작품들은 그래도 야금야금 조금씩 소식이 들리는데 유독 레이어스만큼은 인터넷상의 팬소설이 더 재미있을 정도로 오랜 세월 동안 베일에 쌓여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도 한 때는 이 물결에 동참했으나 문학 관련 글 솜씨는 워낙에 딸리는지라 결국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그러던 와중에 올해 딱 삼십 주년이라면서 마법기사 레이어스의 리메이크 공식 발표가 이번 달 초에 났다. 위의 영상은 사실 봐도 되고 안 봐도 된다. 그냥 옛날 그림 몇 점 나오고 새로운 작화의 포스터를 여러 번 울가먹고(?) 끝이다. 기존의 스토리에서 새롭게 발전시키는 건지 아니면 진짜 재탕인지까지도 알 수 없으나 입고 있는 갑옷들을 봐서는 리메이크가 거의 확실시되는 듯하다.
문제는 일단 작화 및 전반적인 그림체인데 아무래도 마법소녀물이다 보니 마법 쓰고 마신들 나오는 그래픽 같은 건 카캡사 클리어카드처럼 좀 더 화사하고 화려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인물들의 작화는 영상 속 포스터가 세 소녀들의 뒷모습만을 보여주기에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프리큐어나 세일러문 리메이크 스타일처럼 안 나와주기만 해도 땡큐다. 그리고 상식을 뛰어넘는 비정상적인 신체비율도 다시는 안 봤으면 좋겠다.
스토리야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성우진들의 합세를 비롯한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 탄생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방금 말한 작화붕괴가 이루어질까 봐 걱정도 된다. 스토리 전개 방식도 억지스럽게 하지 말고 옛 애니 그대로를 차용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알맹이는 놔두고 껍데기만 이참에 새로 갈았으면 좋겠다는 비유가 적절한가?
때마침 베르사유의 장미도 리메이크가 나온다고 하던데 사실 대부분의 리메이크 작품들이 잘 된 경우가 잘 없기 때문에 이번 레이어스 소식 같은 경우도 과연 성공할까? 아님 실패할까? 이 두 가지 갈림길 앞에 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팬으로서는 분명 반가운 소식일 테지만 마음 한 구석은 왠지 모를 찝찝함이 있는데 이건 다른 분들도 아마 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다.
아참 성우진 정보도 아직 없는 상태인데 그대로 갈지 말지도 전혀 발표가 안 된 상태. 그럼 도사 크레프는 우짜냐?
* Photo by CarlaSD on Devian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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