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lor Moon - Luna Robot Cat 고토 연주로 듣는 바흐 샤콘느에서 프로 정신과 장인 정신을 엿보다 - 미국사람 바로코의 좌충우돌 이야기
미국사람 바로코의 좌충우돌 이야기
작성일
2024. 8. 17. 07:26
작성자
지쇼쿠 바로코

 

출처: https://youtu.be/h-tsbumcyVc?si=tMk3dkaPeyWnpBod

 

 

알고리즘에 이끌려 보게 된 영상. 사실 이 알고리즘은 전혀 생뚱맞은 것이 아니라 그다지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클래식 중에서는 바로크 음악만 즐겨 듣고, 일본에 관심 있다 보니 제이팝이며 각종 일본 뉴스를 보다 보니 이것이 짬뽕 내지 믹스가 되어 바로크 음악 + 일본 전통음악 연주자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이다.

 

 

* Photo on Wikimedia Commons

 

 

15분 조금 넘는 이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숨죽이며 감상하였다. 처음 시작하자마자 맨 처음 드는 생각은 저렇게 구부정한 자세를 어떻게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는 건지 연주자 분의 허리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연주에 몰입하는 과정 속에서 좀 더 찬찬히 들여다보니 제목에서 말한 프로정신이 깃든다면 신체적인 악조건도 극복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연주에 몰입하다 보면 통증도 잊기 마련인데 막상 연주를 마치고 긴장이 풀리는 다음 날에 후유증인 몸살로 찾아오곤 한다. (이건 순전한 내 경험)

 

그러면서 원래는 무반주 솔로 바이올린을 위하여 작곡된 이 작품이 지구 반대편의 동양계 악기에게까지 잘 어울리고 연주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경이롭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리고 나는 프로 정신과 더불어 장인 정신도 느꼈다. 물론 여기서 말한 뉘앙스는 악기를 만들었다는 게 아니라 악기를 다루는 기술을 표현하는 것인데, 위 영상을 자세히 보시면 음들을 하나하나 연주하는 동안 다른 손으로 하얀 핀(?)의 위치를 조금씩 이동시키는 장면들 또한 포착할 수 있다. 피아노 치면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나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유튜브 댓글을 달기가 조금은 망설여져서 그냥 이 블로그 글로 대신하는데 아마 바흐도 이 연주를 들으면 충분히 기뻐하시지 않을까 이런 조심스러운 추측과 망상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