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나는 사실 그 어렵다는 브런치스토리 작가 신청이 한 번만에 승인 난 사람이다. 그래서 다음 메인에도 몇 번 오르고 조회수가 떡상하는 글들도 몇 개 있었지만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아무런 이득도 없었기에 결국에는 그만두게 되었다. 작가 신청 당시에 품었던 포부도 식어져 버렸다.
유명하다는 국내외 블로그란 블로그는 다 해보았지만 여전히 나의 만족을 백 퍼센트 채워주는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유튜브 채널에 링크를 걸어놓은 블로그 플랫폼은 크게 세 가지인데 한국어 전용 이 티스토리, 한국어(독서노트 위주)와 영어를 섞은 미디엄, 그리고 일본어로 끄적이는 라이브도어이다.
각각의 장단점들을 이야기하는 건 시간낭비라 딱히 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단지 각각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독립된 하나하나의 개체들로 계속 운영해나가고 싶을 뿐이다.
그러던 중 문득 나의 원래 전공에 대하여 돌아보았다. 전공 특성상 실기가 아닌 이론 쪽의 분야였던지라 사실 학교 다니는 시절 특히나 서양음악사라는 과목을 참 좋아했었다. 후에 짐 정리를 하면서 버린 그 당시의 물건들이 몇 가지 있지만(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게 바로 참여했던 음악회 팜플렛) 이 필기노트만큼은 버리지 않고 아직도 잘 모셔두고 있다.
비록 원래 전공과 동떨어진 생활을 하고 있고 옛날만큼 클래식을 듣는 비중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힘들게 돈 들여가며 공부했던 만큼 메말라가는 나의 삶을 고귀하고 풍요롭게 채워주는 무언가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사용하는 웹브라우저에 관심 있는 음악 관련 웹사이트들도 북마크 해두었지만 요 몇 년 간 방문한 적은 거의 없어서 지금 이 순간에 문득 드는 생각, '아. 깝. 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좀 얻고자 다른 블로그에도 들어가 비교 분석을 해보지만 딱히 뾰족한 수는 떠오르지 않는다. 이미 내가 대학 다닐 때부터 이런 음악사나 음악 이론 쪽에 고지식한 분들이 너무나도 많이 그리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고 지금도 그러하기에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조금이라도 보이지 않는다.
미국에서 공부한 분야인 글쓰기와 원래 전공인 음악을 잘 접목시켜서 뭔가 나만의 개성 있는 독특한 창작물들을 만들고 싶은데 뭐부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일단 제목처럼 브런치에서 해오던 작곡가 연재 같은 걸 이곳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해 볼까라는 덜 구체적인 계획과 아이디어가 떠오르긴 하다.
어차피 이곳에서는 나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몰빵 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일상이나 생각은 그거대로 맞는 카테고리 찾아서 쓰면 되는 거고, 또 음악이나 IT 기기 관련 꿀팁 같은 정보성 글은 또 다른 카테고리에서 적으면 되는 거고.... 미디엄은 브런치 대안으로 쓰는 거고 될 수 있으면 좀 있어 보이는 영어로 쓰는 거라 건들지 못하는 상황.
이왕 시작하는 거 어디 한번 이곳에 제대로 스타트 포인트를 찍어서 끝장을 보고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지라 막상 주제 선정 자체가 고민된다. 사실 브런치에 폴더 만들면서까지 작곡가 시리즈를 연재한건 당시 소장 중이던 음악 사전의 글씨가 너무 작아서 위키백과와 적절히 섞어서 나만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게 목표였는데, 짐 정리하면서 그 사전을 버렸기 때문에 위키백과를 그대로 베껴서 가져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데 추가적으로 인터넷으로 리서치를 한다는 거 자체도 특히 언어상으로 한계가 있다.
다루고 싶은 분야는 고전파 이전의 시대들인데 사실 바로크 시대만 하더라도 비발디 바흐 헨델은 빙산의 일각일 뿐 수많은 작곡가들이 존재했고 활동했다. 어떻게 하면 한국의 대중들에게 이제 겨우 알려지기 시작하는 이 고음악 분야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것인가가 지금의 나에게 주어진 큰 숙제이자 프로젝트가 아닌가 생각한다.
완벽주의 성격상 제대로 시작하려면 아마 고대 그리스부터 해야 할 거 같긴 한데 세부 상황이나 주제 선정 그리고 글 쓰는 방식 등에 관해서는 지금 당장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막상 없다는 게 크나큰 함정이다. 용두사미인 것 마냥 이렇게 말만 진부하게 해 놓고 정작 며칠 뒤 일주일 뒤 조금이라도 실천 못 할까 봐 이게 사실 지금 가장 두렵다.
일단은 앞서도 언급한 복마크해 두었던 여러 웹사이트들을 방문하여 유심히 살펴본 뒤 결정을 내려야 할 거 같다. 우선에는 비발디 바흐 헨델을 몇 번 언급하고 하는 것도 좋은 생각일 법한 게, 비발디 사계와 헨델 메시아 등 사람들이 너무 몇몇 유명한 작품들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 의외의 음악들에는 관심을 전혀 두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사실 너무 대중성만 추구하는 한국 음악인들이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심지어 매년 연말 지휘자만 바꾸면서 헨델의 메시아만 발췌곡들로 몇십 년째 연주하는 내가 사는 이 애틀랜타도)
일단 가닥만 잘 잡으면 이미 이 티스토리 환경에는 백 프로 익숙해져 있는 상태이니까 잘 진행할 수 있을 거 같다. 문제는 내 글을 꾸준하게 읽어줄 독자들을 끌어모으는 것인데, 미미하지만 네이버 검색도 되는 등 희망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혹시나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아래 댓글로 아이디어나 듣고 싶은 이야깃거리 등을 제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표 사진은 프리드리히 대왕의 콘서트 모습을 담은 그림 (출처: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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